주제: 사용자 지원 : 무엇이 사용자 지원인가
첫 토의 주제인 '사용자 지원'에 대한 토론을 발제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이 발제를 계기로 깊이있는 토론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시작하기 전에
먼저, 그동안은 자칫 기존에 애써 사용자 지원을 담당하고 계시는 분들의 의욕을 꺾게 되거나 특정인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이 될 것을 우려하여 구체적인 사례의 직접 언급을 피해왔으나, 더 이상 수박 겉핥듯이 할짝할짝 해서는 문제의식에 대한 검증 및 공유가 어렵겠다는 판단하에 이 글에서는 대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이 있을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결코 현재 봉사하고 계신 담당 멤버분들의 노력이나 그 성과를 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미리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누차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이번엔 좀 수위가 높을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고 토론에 참여하시기 전에, 최대한 침착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접해주실것을 부탁합니다. 온라인상에서 글과 글의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는 토론의 특성상 때때로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낳고 이것은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의 문제점
저는 현재의 태터툴즈 사용자 지원체계 전반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전부터 메일링을 통해서 누누히 제기해 온 문제이기도 하고, 최근의 MT에서도 강력하게 제기한 문제입니다.
1. 대표성의 결여
많은 사용자들이 혼란과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사람들이 태터툴즈 사이트의 묻고답하기 게시판에서 얻어가는 답변의 정확성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TNF 모더레이터분들께서 티를 내지 않고 암약하고 있는 이유가 "멋대로 사용자 대표를 자처하는 사람들"로 비추어져 TNF가 특수집단화 되거나 그러한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든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동시에 "누구도 답변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상황이 됩니다. 질문을 올려도 명확하게 누군가 답을 주리라는 보장이 없고, 그 답이 정확하다는 확신 역시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소통과 별개로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에 대한 인지는 신뢰도의 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누가 이 게시판을 관리하고 있으며, 정확한 답변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누구든간에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사용자 지원 책임자의 존재를 사용자에게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닉네임으로 오랜기간 활동해서 신뢰를 쌓는 것은 그 효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2. 일관성의 결여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한 명의 사용자로서 답변을 주고자 하는 의식은 좋습니다. 그러나 답변의 내용 역시 한 명의 사용자로서의 답변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최소한 어떤 정책을 갖고 사용자에게 답변을 줄 것인지 사용자 지원 프로세스에 대한 정비가 필요합니다. 말투의 교정, 용어의 사용 등 콜센터 직원들처럼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사용자가 어떻게 해결에 이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Rule 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보겠습니다. 이 글을 한번 확인해주세요.
" mod_url 때문일겁니다....htaccess 파일 상단에서 #가 앞에 있어서 주석처리된 세 줄을 살려놓아보시길... 정확하게는 1.1때문이라기 보다는 IE7 때문... "
1) 말 끝을 흐리는 것은 자신감이 없거나 답변할 의욕이 없어보입니다.
2) .htaccess 파일이라니, 어디에 있는데요? 사용자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최소한의 정보를 함께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3) ~해보시길 이라는 어조는 해보든가~, 하는 식으로 무책임해 보이거나 고압적으로 느껴질 위험이 있습니다.
4) IE7 을 사용하고 있음을 사용자가 이미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한 이야기도 애초에 덧붙여두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의 답변은 " IE7에서 URL을 전달하는 방법이 변경되어 mod_url 모듈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태터툴즈가 설치된 폴더의 .htaccess 파일의 첫 세줄 앞에 붙은 # 표시를 삭제하시고 다시 확인해주세요." 라는 정도로 다듬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 글의 경우에 대해서도 같은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훨씬 나은 답변이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설계가 변경되어서 개선이 불가합니다... 근본적으로 설계가 변경되어야 하는 사안입니다... 개발진에서 설계 변경을 논의중입니다... "
1) '불가합니다' '안됩니다' 같은 단정적인 거부의사 표현은 섣불리 사용해서는 곤란합니다
2) 이 역시 마찬가지로 과도한 말줄임표로 인해 말끝을 흐리고 있으며 말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것을 "말씀해주신 사안은 근본적인 설계 자체가 변경되어야 하는 부분이라서 즉각적인 수정은 어렵습니다만, 개발진에서 적절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정도로 다듬었다면 어떨까요? 서론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것은 해당 답변을 작성하신 건더기님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답변을 달아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부재가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예를 들면 이러한 기준으로 이렇게 다듬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의 제시를 위함임을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용자에게는 질문할때 이러이러한 사항을 얘기해달라며 일정한 Form 을 요구하면서, 정작 답변에는 아무런 정리도 안되어 있는것은 넌센스 아닌가요?
3. 정확성의 결여
이것도 2번의 연장선상에서 다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만, 이 글에 대한 답변이 달리는 것을 보면 정말 난감합니다. 건더기님께서 태터툴즈의 다중사용자 기능까지 생각지 못하고 "회원개념이 없으니 연동도 불가하다" 라는 답변을 다신 것 자체도 문제가 있습니다. 내용면에서도 '정확한' 답변을 주기 위한 답변 체계가 필요합니다. 그저 아는대로 답변을 주실 것이 아니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더라도 한번 더 FAQ를 확인하고 답변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이런식으로 엉뚱한 답변을 내놓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못해서는 곤란합니다.
더불어 3번 항목의 예시로 제시한 글은 1번, 2번과도 이어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불가'보다는 '어렵다' '곤란하다' 정도의 표현으로 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의 태터툴즈 구조상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팀블로깅 역시 차칸아이님께서 소스의 수정을 통해 구현해 내셨던 것을 생각하면, 아예 가능성을 차단하는 발언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왜 연동이 불가능합니까. 다중 블로그 기능은 태터툴즈 기능 아닙니까?" 라고 추가된 답변은 정정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시비조로 보이는데 심지어 그 다음 댓글은 "(앞으로는 나니님께서 태터 소스 코딩하셈... ^^;;" 이라니, "그렇게 잘났으면 당신이 하시지?" 라는 식으로 밖에 읽을 수 없는데요. 이건 거의 싸우자는 분위기가 아닌가요. 이걸 사용자 지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자기들간의 교통정리도 안되어서 접촉사고를 내는 모습이 보이는데, 사용자인들 이런 답변에 신뢰를 가질 수 있습니까?
요약
1. 누가 "정확한 답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가에 대해 사용자가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 이 역할을 '누가' 할 것인것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어떤 답변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사용자지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어떻게'의 형식정의
3. "어떤 답변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 체계의 정리가 필요하다. '어떻게'의 내용정의
덧붙이는 말
수차례 고치고 또 고쳤지만, 여전히 읽기에 따라 다소 과격한 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론에서 당부드렸듯이, 문제의식을 강력하게 환기하기 위함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들비니다. TNF 가 결코 남들과 다른 특권 집단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그러나 태터툴즈가 TNF의 작품이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사용자가 언제든 믿고 와서 질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도우는 것과, 사용자와 똑같은 수준에서 툭툭 던지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더불어 사용자 지원을 TNF 라는 집단이 수행하려면 그 '사용자'에게 TNF의 존재가 명확히 인식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태터앤프렌즈는 기존에 존재하는 단체나 조직과는 사뭇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의 존재에 몇가지 수사를 붙여 비교하는 것입니다. '뭔가 다르다' 라는 이미지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TNF 존재를 '구체적인 어떤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프로모션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나름대로 많이 정리한다고 했는데, 잘 전달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머릿속에 draft 하게 밀어넣고 고민하던 것들을 아직 양념이 배기도 전에 불판에 올려놓는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