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술 먹으면서 살기 느껴보긴 처음입니다.
제주지역모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주최했습니다.
사람들 기다리는 동안 맥북으로 서핑 좀 했습니다.
8시 쯤 해서 모일 사람 거의 모여서 1차 갔습니다.
분위기 좋았습니다.
모인 사람은 남4, 여1.
남자 2명은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고 (한 명은 저보다 서너살? 또 한 분은 좀 알던 분이고 마흔 넘기신 분입니다.)
한 명은 저랑 동갑, 또 한명은 저보다 하나 아래,
여자분은 저보다 하나 위 입니다.
2차갔는데 2차갔을 때도 중반까지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니,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 집니다.
편한대로, 서너살 많은 그 남자분을 ㅇ씨라고 하겠습니다.
ㅇ씨가 매번 부정적으로 사실들을 바라보고
매번 자기가 한 말을 이해하냐는 식으로 물어옵니다.
슬슬 기분 나빠오기 시작합니다.
여자분을 ㄱ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ㄱ님과 저에게 노골적으로 나이가 어려서 어쩌고 저쩌고, 예의없다는 둥 어쩌고 저쩌고...
근데 물어올 때마다 그 눈에서 살기가 느껴집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ㄱ님도 살기가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초면에 그렇게 물어오는 것도 예의없는 거 아닙니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 얘기도 하더군요.
근데 전 그 얘기를 듣는데 왠지 어이없더군요,
자기 자신은 정작 돌아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예의없다니.
누가 할 소릴.
정말 제가 지금 (나에게 해준 거 없는)나라에 묶여 있는 신세 아니었다면,
그리고 ㄱ님이 여자분이 아니었다면
보드카 마신 병으로 그 놈 머리 내리쳤을 겁니다.
저에게는,
주최자가 주최자 답게 플랜카드라도 들고 나왔어야하는거 아니냐며 따지더군요.
기분이 나쁘다는 둥.
ㅅㅂ...
12시되기 15분전에 통금있다면서 ㄱ님이 먼저 일어났습니다.
사실은 그 놈이랑 눈 마주치며 싸우기 싫어서였지만.
전 ㄱ님 바래다 주러 갔다오겠다고 하면서 자리 임시 빠져나왔습니다.
밖에 나오자마자 저한테 하소연 합니다. 뭐 저런 놈 다 있냐고.
ㄱ님 친구 아는 오빠인데 친구가 이상한 성격 가진 사람이라고 말을 했었는데
겪어보니 훨씬 더 이상한 놈이라고.
그렇게 우리 둘이 막 서로 화풀이 하다
ㄱ님 택시 태워드리고 택시 번호판 외우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머리가 좀 아프길래 눈좀 감고 있었는데
애길 들어보니 자기가 무슨 한달 200 받으면서 일한다는 둥
절대 자랑하려고 하는 말 아니라는 둥 개소리를 지껄이더군요.
아니 200씩 받는다면서 왜 명함 달라니까 명함 없다는 소릴 해대? 별.....
다시는 끼고 싶지 않은 술자리였습니다.
다시는 그 얼굴 보고 싶지 않습니다.
덕분에 ㄱ님이랑 친하게 지내게 됐지만
솔직히 얻은 것보다 잃은게 더 많은 느낌의 술자리였습니다.
열은 받는데 어디다 하소연 할 곳은 없고
욕은 하고 싶은데 욕 왠만하면 참자고 다짐중이라 포럼에 글 남겨봅니다.
모두 좋은 꿈 꾸시고
행복한 밤 보내세요.
꼬리. 저 하루 한끼 그것도 그 한끼 라면 하나로 때울 정도로 요즘 심하게 궁핍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제게 플랜카드? 돈 200씩 받는 지가 해보지 왜?
나니 (2007-05-19 01:18:20)에 의해 마지막으로 수정